본문 바로가기
주식 투자/기업 분석

"하... 넌 또 왜그러냐..?" 씨그룹 급락(-18%) 분석(SE US)

by 2Ants 2022. 2. 15.
반응형

한국 시간 2/15일 아침 출근길, 여느 날과 다름없이 주식창 켰는데 순간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씨그룹에 떠있는 -18% 일 수익률.....
진짜 도대체 뭔 일인가 싶어 인터넷을 바로 들어가 찾아보았습니다.
그리고 블룸버그에서 나온 기사를 보게 되었는데요
블룸버그에서 나온 걸 보고 진짜 식겁했습니다
(블룸버그에서 나왔다는 건 ㄹㅇ 100% 찐이라는 뜻이라...)

씨그룹의 대표 게임인 Free Fire가 인도에서 금지를 당했다...!


사실 많이 놀랐습니다. "이 정도로 호들갑 떨 일인가...?" 하고 말이죠
인도 시장 이슈는 처음 있었던 일은 아니었는데요.
물론, 실제로 금지당한 것은 충분히 파격적인 일이긴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18%는 너무한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러나 시장이 움직이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는 것이기에 
내가 놓친 것은 무엇인지, 계속 투자를 이어나가도 되는지에 대해 고민해 보았습니다.

하필이면 거래량까지 타고 내려가서 좀 빡친다...ㅋㅋ


사건 정리(Fact)

- Indian Ministry of Electronics and Information Technology(인도의 정부부처 중 하나)에서 중국과 관련된 54개의 앱을 금지시킨다는 기사가 나옴. 이 중 Garena의 Free Fire도 포함이 되어있으며 2/12일 앱스토어와 플레이 스토어에서 사라졌음.(현재 다운로드 받아놓은 사람들은 사용 가능하나, 추후 게임 업데이트되면 사용 어려워질 것으로 보임)

- 인도 정부의 앱 금지는 2020년 6월 이후로 200개가 넘게 진행되었고 보안 관련 목적(중국 관련 기업들 대상)이라고 대부분 발표해왔음.
(인도랑 중국이 정치/군사적으로 사이가 매우 나쁜 상황인데 씨그룹 주요 주주로 텐센트가 있음)

- 신기한 건 최근 새로 출시한 Free Fire Max의 경우에는 아직 살아있음.
(Free Fire Max는 프리 파이어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좀 더 고퀄리티로 낸 게임임. 2021년 4분기 출시됨)
(Free-Fire 유저들이 Free-Fire Max로 이전할 경우 어느 정도 상쇄는 될 수 있으나 추가 금지도 가능한 상황)
(아니 애초에 프리 파이어는 금지하고 프리 파이어 맥스는 살아있는 이유는 또 뭐지...?, 이해 안 됨)

- Free Fire의 인도 매출은 전체 게이밍 매출의 10~15% 정도로 추산됨. 
(SensorTower 자료에 의하면, Free Fire의 MAU(월평균 이용자 수)의 22%가 인도 유저고, Garena의 90%가 Free Fire 이용자)

- 현재 씨그룹의 지분을 텐센트(중국 기업)가 18.7% 가지고 있긴 하나 최근 텐센트의 매도세로 지분과 투표권 비교적 낮아진 상황임.(이전 글 참고)


시사점(Not Fact)

- 이번 사건으로 우려되는 점
1) 프리 파이어의 금지가 영구적으로 이어질까? : 위에 적었듯 현재 인도 정부는 200개가 넘는 앱에 대해서 금지를 해온 상황임. 다만, PUBG(배그)의 경우 2020년 금지를 당했다가 2021년, 약 1년 만에 인도에 재런칭할 수 있었음.
또한, 킹(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주요 주주에는 텐센트가 있고, 킹의 캔디크러쉬사가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제재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았음. 정확한 기준이 무엇인지 파악 불가함... 씨그룹의 경우에도 텐센트가 주요 주주이긴 하나 의결권에서는 많은 의미가 사라졌고 지분도 계속 사라지는 중임..

2) 게임이 금지당했다는 점은 너무 뼈아프다 : 씨그룹의 비즈니스 구조를 보면 이익을 내는 게임이 선 진입하여 유저를 끌어모으고 적자를 보는 E커머스/핀테크에 연계하여 유저가 자연스럽게 쇼피/씨머니 사용량을 증대시키는 프로세스임. 이런 상황에서 이익을 내는 사업부의 매출이 줄고 뒤이어 오는 프로세스를 연계시키기 힘들어진다면, 즉 씨그룹의 영업방식의 기반이 되는 점이 깎여나간다는 게 굉장히 아프다.
=> 프리미엄 요인이 쓰일 수 없다면 바로 디스카운트로 가버릴 수 있는 것..

3) 인도라는 큰 시장을 놓치기 아쉽다 : 인도는 중국만큼 인구가 큰 시장임. 아직까지 씨그룹이 동남아/남미에 집중하고 있다고는 하나 인도 시장은 그 자체로 굉장히 매력적임. 그냥 포기해버리기에는 아까움..

4)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 : 향후 인도가 쇼피나 씨머니라는 앱까지 금지시킬까..?라는 질문에 확실한 대답을 내놓을 수 없음. 주식에서 제일 싫어하는 것은 불확실성...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기에 할 수 있는 건 '매도'하거나 '관망'하는 것.

5) 회사는 어떤 액션을 취하고 있는가? : 명확한 해명까지는 없고 상황 파악하고 공유한다는 정도의 간단한 공지만 올라온 상황임. 하루밖에 안되었으니 좀 지켜봐야 할 것 같음


개인적인 생각

일단 당연히 기분 좋은 소식은 아님.
안 그래도 그동안 하락세에서 좀 반등하나 싶었는데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버렸음

씨그룹의 경우 게임 / E커머스 / 핀테크라는 매우 경쟁적인 시장에 속해있는 플레이어임.
게임은 게임대로(PUBG, Epic)
E커머스는 E커머스대로(Mecardo Libre, Lazada, GoTo)
핀테크는 핀테크대로(GoTo, Grab)
경쟁자들이 포진해 있는 상황임

당연히 씨그룹만의 장점도 있지만 산업 내 포지션이 언제든 바뀔 수도 있다는 리스크가 타 주식 대비 강한 편임.
그래서 이렇게 주가가 크게 요동치는 것도 있다고 생각함

내용들을 보고 고민해봤을 때, 나는 매도할 생각은 없음
일단 이번 4분기 실적과 경쟁자들의 상황도 좀 봐야 할 것 같음
인도 시장 이슈가 좋게 풀리면 좋겠지만, 아직 동남아/남미 시장조차도 초기 단계임
성장할 공간은 아직 충분하다고 생각함.

다만 초창기에 투자했던 이유들이 사라지고 성장 동력을 잃어가면 
손절이라도 조금 냉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조금 각오를 다지게 된 시간임
(+70%가 -40%가 되는 기적!)

요즘 하락장을 겪으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자신만의 벨류에이션 레벨을 선정해야 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새기고
(매도 시점을 제대로 잡지 못했음에)
돈을 잃는 게 매우 싫지만 냉정하게 투자 근거를 잃었다면 손절을 해야 한다는 각오를 하게 되는 시간이었음
(다른 종목으로 갈아타지 못하고 기회비용을 낭비하는 어리석음에)

일단 4분기 실적, 가이던스, 그리고 인도 이슈에 대한 경영진의 입장에 대해 체크해보는 걸로!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