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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투자 일기

Sea발 도대체 왜이래... 우리 좋았잖아...!!!!(씨그룹 조정 분석)

by 2Ants 2022.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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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은 제목 / 파란색은 강조할 내용 / 초록색은 개인적인 생각

최근 제 수익률에 주 축을 담당했던 Sea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돌파했습니다. 전환을 넘어서 이제 꽤나 높은 손실률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요... 말 잘 듣던 첫째가 도대체 왜 이럴까요...? 그리고 이런 상황을 지켜보며 매달 매수해왔던 저는 지금 어떤 심정일까요..? 

후..... 최고가 372 달러 대비 현재 187달러까지 빠지면서 3달이 되지 않는 시간동안 약 49%가 떨어졌습니다. 정말 기가 막힌 조정폭입니다 ㅋㅋㅋ 각설하고,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보시져.

1) 하락의 시작 : 3분기 실적발표

2021년 11월 16일 씨그룹의 2021년 3Q 실적발표가 있었습니다. 
실적발표 이후 첫 번째 조정(-20% 이상)이 시작되었습니다.
시장의 논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1) 어?? 게임 사업부... 불안해 !!!

씨그룹 산하에 돈줄을 담당하는 회사인 가레나(Garena)에는 대표 게임 '프리 파이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롤이나 배그가 더 유명하지만, 글로벌 게임 순위로 보면 프리 파이어는 1,2위를 차지할 만큼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QPU(게임에 돈 쓰는 사람), QAU(게임 플레이하는 사람)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씨그룹의 주가를 상승시켜왔습니다. 

하지만 영원한 상승을 바라는 건 욕심이듯, 프리 파이어의 성장세가 예상치보다 떨어졌습니다.
물론, 성장을 안 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 성장주는 '기대치의 미학'이라는 말이 있듯이, 기대보다 성장이 높지 않았습니다.
그 유명한 '성장세 둔화'를 겪은 셈이죠. 아무래도 한 게임이 성숙한 단계로 넘어가면 마진을 높이거나 하는 방식을 써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과거 리니지나 가능하지 이게 마냥 쉬운 것은 아니니까요.

여튼, 1) 프리 파이어의 규모가 커지면서 성숙 단계로 들어서면서, 2) 코로나로 인한 락다운이 줄어들면서 사용자 수 피크를 찍으며 폭발적으로 늘어난 게임 수요가 다소 진정되면서, 3) 매 분기 꾸준히 해오던 가이던스 상향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등과 같은 이유로 주가 프리미엄이 많이 붙었던 부분이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가레나의 경우 '프리 파이어'라는 원 히트 작품으로 이끌어가다 보니(다른 게임이 있지만 아직 기업을 끌고 갈 만한 깜냥이 되진 않습니다) 이 기둥이 흔들린다면 기업 체질에 바로 연결될 것이라는 예상이 주가에 반영된 것입니다. 그래서 곧바로 벨류에이션에 영향을 주어 가격 하락에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1-2) 근데 씨그룹... 게임이 무너지면 너네 남는 게 뭐냐 ...?

과거 씨그룹이 다른 이커머스 기업에 비해 가지고 있던 강점이 바로 '현금 수급'입니다.
프리 파이어의 가레나 사업부에서 벌어들이는 막대한 이익을 적자를 보고 있는 이커머스와 핀테크 사업부에 쏟아부어 상쇄시키며 자체적으로 건전성을 경쟁사 대비 높게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죠.

이런 이점으로 타 이커머스 기업 대비 더 높은 주가 프리미엄을 받았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다만, 이런 구조가 게임 사업부의 성장 둔화로 흔들리기 시작하니 '이렇게 되면 너네도 크게 다르지 않네...?'라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하고, 곧바로 주가 하락으로 나오게 되는 것이죠

실제로, 이커머스의 적자폭은 더 크게 확대된 반면 게임 사업부의 이익 성장성이 따라가지 못하며 기업 전체의 적자 폭은 더 커졌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기업 주가가 떨어질 수밖에 없겠죠.

1-3) 확장 멈춰...! 이러다가 가랑이 찢어져...!!!!

씨그룹의 이커머스 사업부인 쇼피의 기사를 보면 세계를 정복할 기세입니다.
기존에는 동남아 7개국과 브라질을 위주로 소수의 남미국에 쇼피가 진출해 있었습니다.
적절한 현지화 전략과 저렴한 품목을 앞세우며 시장 점유율을 높여갔죠. 실제로 남미의 이커머스 강자인 메르카르도 리브레(MELI)를 단기간에 빠르게 추격하기도 했습니다.

추격이 빠를 수 있었던 이유는 현지화 전략도 있었지만 결국 '돈'입니다.
막대한 판관비를 투하하며 시장점유율을 높인 것이죠. 그리고 이 돈을 게임 사업부에서 끌어다 쓴거구요.
문제는 확장을 멈추지 않고 유럽, 인도 시장까지 나아갔습니다. 폴란드를 기점으로 유럽 대륙에도 뿌리를 내리고 제2의 중국이라고 불리는 인도와 남미 국가들도 브라질에서 멈추지 않고 아르헨티나 등 확장세를 넓혀갔습니다.

이커머스란게 미국의 아마존, 한국의 쿠팡, 중국의 알리바바, JD 같은 지역 강자들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강자를 제치고 들어온다는 게 쉽지 않습니다. 아마존이 한국에서 인기 없고 남미에는 메르카르도 리브레가 있듯이 정말 쉽지가 않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유럽까지 확장하려니 판관비 투자가 막대하겠죠.
씨 그룹은 확장을 정말 많이 했고, 이에 대한 우려감은 항상 있었습니다.
다만, 게임 사업부의 성장세와 동남아 일부 국가들의 이커머스 사업부 흑자전환을 통해 우려감이 상대적으로 묻힌 것뿐이죠. 

그러나 이번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이런 우려감이 대폭 반영되며 주가 하락에 더 기름을 부은 격입니다.
결론은 "우리가 기대하던 게임 성장이 안 나오는데 이커머스 적자폭이 더 커진다??", '에잇, 그러면 벨류에이션 조정 받아야지' 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2) 하락 가속화 : 시장 조정 

3분기 실적 발표가 있고 나서 같은 기간에 매크로 환경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모두가 알고 있듯, 물가 상승과 공급망 이슈로 연준의 최후의 보루였던 'Transitory'가 사라졌죠.

일시적인 물가 상승이 아니었고, 정치적으로 지지율이 떨어지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자(얘기가 많더라구요 ㅎ..)
연준은 매파적인 움직임을 보여줬습니다. 금리 인상 기조가 올라가면서 성장주에 대한 시장 매도가 이뤄졌죠. 이때는 씨그룹 말고도 우리가 아는 기술주(캐시 우드 떠올리면 편합니다)들의 나락 행보를 보였습니다.

당연히 적자이면서 고벨류에이션을 받는 씨그룹도 기가 막힌 하락폭을 보여줬습니다. 
매일 보면서 이렇게 빠져도 되는 건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브라질 이커머스 시장과 인도에서 쇼피가 받은 규제 이슈가 들려오는 것 또한 한 몫했습니다.
위기는 한 번에 온다더니 매크로부터 개별 기업 이슈까지 정말 야무치게 몰아치는 기간이었습니다.
시장 조정 기간 동안, 누적해서 거의 30~40%까지 빠졌습니다.

특히, 시장은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는 횡보장이었지만 돈들은 전부 에너지, 금융주와 같은 곳으로 몰려가고
기술주를 중심으로 자금 유출이 다이나믹하게 일어났습니다. 한 방 크게 맞은 셈이죠 ㅎㅎ

3) 화룡점정 : 텐센트의 지분 매도

제 이전 글에서도 설명했듯이, 씨그룹이 과거 성장할 수 있었던 주요 동력 중 하나는 텐센트의 지분투자입니다.
LoL을 비롯해 다양한 게임의 IP를 가지고 있던 텐센트를 뒷배로 동남아시아에서 씨그룹은 독점적인 게임 배급권을 행사하며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죠.

이를 바탕으로, 프리 파이어 개발을 하였고 그게 대박을 치면서 성장했구요.
씨그룹의 3분기 실적 발표, 기술주 조정장이라는 2가지 메인이벤트를 거쳐 털릴 대로 다 털린 상황 속에서
텐센트의 지분 매도라는 큰 이벤트가 하나 더 터졌습니다.

그래서 3차 매도세가 일어나며 187달러까지 내려앉았죠.
텐센트가 왜 매도했냐?? 가 핵심인데, 이 부분은 추측되는 이유는 있으나 텐센트의 이유 발표가 있지는 않았습니다..
기사를 찾아보면, 중국 정부의 인터넷 기업 반독점 규제로 세금 마련을 위한 목적이라는 얘기도 있는데,
다른 기사에는 중국 규제와는 전혀 상관없는 차익실현 움직이다 라는 얘기도 있긴 한데, 정확하지는 않았습니다.
명확한 이유는 사실 텐센트가 발표해야 정확하겠지만, 복합적인 요인으로 진행된 걸로 보입니다.
(다만, 텐센트가 요즘 씨그룹 말고도 투자했던 다른 테크 기업 지분 매도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번 텐센트의 지분 매도는 30억 달러 이상의 규모로 진행되었습니다.
해당 발표가 나자 씨그룹의 주가가 10% 이상 박살이 났는데요. 엄청난 거래량과 함께 쭉 빠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번 지분 매도로 텐센트의 지분은 기존 21.3%에서 18.7%대로 하락했습니다. (2.6% 매도라 대량이라기엔...?)
단기적으로 매도세가 강하게 들어오다 보니 수급적인 요인 상 빠질 수밖에 없는 이슈였습니다.

우리가 사는 씨그룹의 주식은 A주식인데요. A주식 말고 B 주식이 있습니다.
B주식은 기존에 씨그룹 회장인 Forrest Li와 텐센트만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이었습니다. 
텐센트는 이번에 보유한 B주식을 전량 A 주식으로 전환하며 시장에 매도하였습니다.

B주식의 경우 A주식보다 한 주에 걸려있는 투표권이 높은 주식인데요.
이번 매도로 한 주에 3개의 투표권에서 15개의 투표권으로 늘어났습니다.
현재 B주식의 총 투표권은 전체 지분의 52% 정도로 추산되고 있고 A주식과 B주식을 모두 합쳐
씨그룹 회장(Forrest Li)의 총 지분은 ~57% 정도로 계산됩니다.
그렇다고 텐센트가 보유한 지분을 전량 매도한 것은 아니니 참고 바랍니다.

결론적으로, 씨그룹의 향후 의사결정을 씨그룹 독자적으로 고를 수 있는 점이 생긴 것이죠.
물론 이전에도 씨그룹이 어떤 일을 할 때 텐센트가 딱히 반기를 들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명실상부한 독립 그룹으로 탄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경영권에 힘이 실린 것이죠

하지만 반대로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텐센트 입장에서 씨그룹에 우호적으로 해야 할 이유가 줄어든 것이죠. 
과거보다는 관련성이 줄어든 것이니까요 ㅎㅎ 그리고 프리파이어의 성공은 사실 텐센트 입장에서 마냥 좋은 이슈가 아닙니다. 근본이 게임인 기업이 게임에서 시장 점유율을 뺏기는 것의 의미는 결국 경쟁자 구도로 가게 된다는 의미니까요.
앞으로는 씨그룹의 독자적인 생존이 중요해 보입니다.


생각 정리

이번 텐센트의 매도는 언젠가는 있어야 할 일이었지만.. 하필 이런 하락 이슈와 함께 일어난다는 게 참.. 그렇네요 ㅋㅋㅋ
그렇지만 어차피 매달 매수할 예정이고, '기업 자체의 경쟁력이 바뀔 만큼 펀더멘탈의 훼손이 있었다'라고 보기는 좀 어렵다고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2021년 4분기 실적 발표가 나온다면 주가 방향성이 크게 잡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적 발표에서 게임 부문의 성장성과 이커머스, 핀테크 부문에서 유의미한 방향성이 보인다면 주가는 다시 한번 크게 오를 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주가가 거의 50%나 빠진 거라 이 정도는 과하다 싶습니다.(물론 지하실이 있을 수도 있겠죠)

반대로, 4분기에도 좋지 않다면 주주로써 고통받을 시기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씨그룹의 불안 요소(게임 성장 둔화, 무리한 확장, 이커머스 적자, 경쟁자 대두 등)가 강조될 경우
기업 펀더멘탈 자체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혹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지배력 강화를 반등의 기회로 삼을 수도 있겠구요.

실적 발표가 어떻게 나올지는 알 수가 없기에... 천천히 기다려고 보고자 합니다
참고로 동기간 Peer 그룹으로 분류되는 메르카르도 리브레(MELI), 그랩(GRAB), 얀덱스(YNDX)의 하락폭을 보는 걸로 글 마무리 하겠습니다.(이커머스 주식 다같이 나락..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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