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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Valuation 공부

성장주 Valuation은 무엇으로? - 피터린치의 PEGR

by 2Ants 2021.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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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전 편에서는 PER의 유용성과 한계에 대해 이야기 하였습니다.

https://2ants.tistory.com/105

 

내 기업의 적정주가는 얼마일까? (PER의 유용성과 한계점)

안녕하세요, 오늘은 "내가 투자한 기업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 대한 글을 좀 써보려고 합니다. 스스로가 어느정도 좋은 기업을 보는 눈은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리 좋은 기업에

2ants.tistory.com


오늘은 이런 PER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피터린치가 고안한 PEGR(Price Earnings Growth Ratio)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PER와 PEGR에 대한 내용은 제 책에서도 다루었지만, 책에서는 정말 주식이 아예 처음이시거나 주린이를 대상으로 작성하였기 때문에 PER의 한계와 PEGR의 한계점, 딥한 Valuation에 대한 내용은 생략하였습니다. 만약 이 정도의 깊이가 너무 깊다하시는 분들은 훨씬 더 주린이의 눈에 맞춰 작성한 책을 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3598932

 

월급으로 시작하는 주식 투자 - YES24

‘내 월급으로 투자가 가당키나 하냐’라고 생각하는가?월급에는 한계가 있지만 주식 투자에는 한계가 없다!주식을 갓 시작한, 혹은 ‘나 같은 사람도 주식을 할 수 있을까?’ 하며 겁을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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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됐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 PEGR이란?


PEGR(PEG라고도 합니다)은 기업의 성장률을 반영한 지표로서 산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PEGR = PER ÷ EPS 성장률


이 때, EPS의 성장률은 단순 산술연평균성장률(AGR: Annual Growth Rate)이 아닌, 기하연평균성장률(CAGR: Compound Annual Growth rate)를 사용합니다. 갑자기 산술, 기하와 같은 용어가 나와서 어질어질하실텐데 쉽게 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2019년 2020년 2021년
기업 A Earnings 100억 80억 120억
전년대비 Earnings 성장률 - YoY -20% YoY +50%


다음과 같이 숫자가 증감되었을 때, AGR을 통해 계산하면 20년 Earnings 성장률은 "100억->80억 = -20%"가 되었으며, 21년 성장률은 "80억->120억 = +50%"의 성장률을 보였습니다. 그러면 AGR을 통해 연평균성장률을 구해보면, (-20%+50%)/2 =+15%라는 수치가 나옵니다. 하지만 정작 19년 100억에서 매년 15%씩 성장했다고 가정하면 21년에는 132.25억이라는 수치가 나와야합니다. 즉, 숫자의 오류가 생긴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기업의 성장률을 계산해줄 때는 CAGR을 사용해주어야 합니다. CAGR을 구하는 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Earnings CAGR = (최종년도 Earnings ÷ 최초년도 Earnings)^(1 ÷ 기간(n)) - 1


위의 수치를 대입해보자면, 기업 A의 CAGR은 (120억 ÷ 100억)^(1/3) -1이 되겠죠. 저는 익숙해서 위의 식으로 엑셀 두드려서 구하지만, 처음이신 분들은 네이버에 CAGR 공식 치시면 볼 수 있으니 직접 구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엑셀에 CAGR 구하는 함수도 있고, 따로 사이트도 있다고 하더군요.


아무튼 CAGR을 구해보니 6.27%가 나오네요. 매년 6.27%씩 3년간 성장했다는 가정 하에 100억이 3년 뒤 120억이 됩니다. 따라서 기업의 성장률을 구할 때에는 이처럼 CAGR을 통해 구하는 것이 옳은 방법입니다. 아마 애널리스트 리포트나 경제 분석 자료들을 보면 CAGR 이라는 단어를 많이 접하게 되실 겁니다.


어찌됐든 CAGR까지 구했으면 이제 그냥 PER에 나눠주시면 됩니다. A 기업의 PER이 25였다면, CAGR 6.27을 그대로 나눠주시면 됩니다. 이 때 주의할 건 CAGR은 %이기 때문에 *100을 해주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PEGR = PER / CAGR*100


피터린치는 PEGR가 0.5 이하면 매수, 1.5 이상이면 매도하라고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 PEGR 실전 사용하기


전 편에서 PER은 "기업 실적의 증감과 속도에 대해서는 철저히 무시한다."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PEGR은 PER에 Growth ratio를 반영해주기 때문에, 해당 기업이 어느 방향(양의 방향, 음의 방향)으로 가는지, 어떤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로 가치주보다는 성장주, 특히 4차산업혁명과 관련된 New Bussiness 기업들을 Valuation 하는 데에 매우 유용합니다. 아래 표를 보시겠습니다.

  2019년 당기순이익 2020년 당기순이익 2021년 당기순이익 2021년 시가총액
기업 A 98억 99억 100억 1,000억
기업 B 25억 50억 100억 1,000억


기업 A와 B의 21년도 당기순이익을 보면 100억으로 동일합니다. 현재 기업 A와 B의 발행주식 수와 주가가 같다면 PER역시 10 (시가총액/당기순이익)으로 동일하겠죠. 그러면 두 기업이 동종 업계에 같은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기업이라고 했을 때, 어느 기업이 더 좋은 기업일까요?


정답은 "알 수 없다."입니다.


첫 번째 이유이 정보만을 가지고 기업 A가 좋냐, 기업B가 좋냐를 판단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PER는 단순히 당해년도의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현재 주가가 어느 정도에 형성되어있냐 정도만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 편에서도 말했지만, 기업을 Valuation할 때 하나의 지표만을 가지고 적정 주가를 구하지 않습니다.


기업 A가 매출이 기업 B보다 훨씬 높음에도 R&D와 공장 증설 등에 Capex를 늘려 당기순이익이 100억이 남은 것이라면 PER보다는 PSR(매출기준)을 가지고 밸류에이션을 하는 것이 합당하겠죠. 반면에 현금흐름 창출이 중요한 산업이라면 당기순이익보다는 CFO(Cash from Operation)나 EV/EBITDA을 토대로 한 Valuation에 더욱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즉, 이런 정보를 모두 파악하기 위해선 산업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Income statement뿐 아니라 Balance sheet과 Cash flows 모두를 봐야합니다.

두 번째 이유투자자가 '성장성'을 중시하냐, '안정성'을 중시하냐에 따라 각각의 매력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기업 A가 매년 일정한 수익을 벌고 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수입을 창출하는 기업'으로 판단하여 기업 B에 비해 좋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기업 A는 3개년동안 당기순이익이 성장하지 않고 정체하고 있는 반면 기업 B는 매년 100%씩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훨씬 좋다고 판단할 수도 있겠죠. 여기서는 정답이 없습니다.


본인이 안정적인 기업을 찾고 있다면 기업A를 편입하면 되고, 성장주를 찾고 있다면 기업 B를 편입하면 됩니다.


PEGR는 후자(성장성을 중시하는 투자자)의 경우에 유용한 기준이 될 수 있는 Valuation입니다. 위의 표를 PER과 PEGR 관점에서 다시 한 번 정리해보겠습니다.

  3개년 CAGR 현재 PER PEGR (PER/CAGR*100)
기업 A + 1% 10 10
기업 B + 100% 10 0.1


기업 A는 매년 당기순이익이 1%씩 증가하였으므로 PER에서 나눠주면 PEGR는 10이 나옵니다. 반면에 기업 B는 매년 100%씩 성장하였기 때문에 PEGR는 0.1이라는 수치가 나오죠.


이처럼 PER를 봤을 때는 동일했던 기업이 성장률을 반영한 지표(PEGR)에서는 무려 100배 차이가 납니다. 따라서 성장률이 중시한 산업에서는 PER를 보기보다는 PEGR을 통해 저평가와 고평가를 가려내기 용이합니다.



■ PEGR의 한계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PEGR 역시 한계점이 많은 Valuation입니다. 주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성장률이 높은 기업을 과대평가한다.


: PEGR을 계산할 때 사용되는 CAGR은 주로 3개년~5개년의 수치를 이용합니다. PEGR의 논리 자체가 "최근 3년치의 성장률이 이랬으니 앞으로도 이 정도의 성장률이 어느정도 유지될 것이다."라는 전제가 깔려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허다합니다.


'마스크 생산 기업'을 예로 들어봅시다. 최근 2~3년 사이에 마스크 생산 기업은 엄청난 성장률을 보여주었을 것입니다. 코로나가 있기 이 전에는 황사철에나 가끔 사용하던 마스크가 이제는 전국민의 필수 생활품이 되었으니 말입니다(심지어 매일 매일 갈아껴야 하는 소모품으로).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매년 100%씩 성장한 마스크 기업을 앞으로도 이 정도의 성장률을 보여줄 것이다라고 Valuation을 적용하는 것이 맞을까요? 코로나가 끝난 이후 이 정도의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는 New bussiness model이 있으면야 정당화될 수도 있지만, 쉬워보이진 않습니다.


이처럼 최근 년도의 성장률이 높은 기업들의 과도한 PER를 '일시적 성장률'로 나눠버림으로써 구해지는 PEGR은 과대평가된 기업의 Valuation을 정당화할 수 있는 여지를 줍니다. 지금은 극단적으로 '마스크 생산 기업'이라고 표현했지만, 요즘 많은 투자자들이 빠져있는 4차산업혁명과 관련된 기업들 중에서도 위와 같은 Valuation이 정당화된 기업이 많습니다. 유망한 산업에 있는 기업일지라도 그 기업이 과연 해당 산업 밸류체인 상에서 어떤 위치에 있고 어떠한 프리미엄을 갖는지, 지금 받고 있는 밸류에이션이 정당한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Discount 요인들을 반영하여 Valuation 수치를 조정함으로써 적정 주가를 생각해놔야 합니다.


2) Small cap stock을 과대평가한다.


두 번째로는 Small cap stock을 과대평가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일례로 월 100만 원을 버는 사람이 월 150만 원을 버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식비를 줄이거나, 택시 대신 걷기, 주말에 파트타임 잡을 하는 등의 노력으로도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니까요. 하지만 월 500만 원을 버는 사람이 월 1,000만 원을 벌기 위해선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제 상식 선에선 '부모님의 건물 증여', '보유하던 코인의 to the moon' 정도가 떠오릅니다.


이처럼 기업의 규모에 따라 매출 증대에 걸리는 시간과 노력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월 100만원 벌던 사람이 150만 원을 벌고, 225만 원을 벌게 되는 것은 분명 대단한 일입니다. 하지만 월 500만 원 벌던 사람이 다음 달에는 700만 원, 그 다음 달에는 800만 원을 버는 것보다는 쉬워보입니다. 하지만 수치는 월 100만 원 벌던 사람의 CAGR이 +50%로 표기되고 월 500벌던 사람의 CAGR은 +25% 정도로 표기되죠.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도 초기 진입 후 점유율을 5%에서 10%로 올리는 것과 90%에서 95%로 올리는 것에는 말도 안되는 노력과 비용의 차이가 존재하지만, 단순 수치로 비교를 해보면 전자는 2배의 점유율 상승이 이뤄난 것이고 후자는 불과 5%의 점유율 상승이 이뤄낸 것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PEGR은 절대적으로 Small cap stock을 비교하는 데에 유리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CAGR의 함정을 냉철하게 파악 후 적용해야 합니다. Small cap stock과 Lagre cap을 PEGR로 비교를 하는 것은 '틀린 방법'입니다.


3) 잉여현금흐름(FCF)를 무시한다.


마지막으로는 PER와 마찬가지로 현금흐름을 무시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전 편에서 PER의 한계점에서 다뤘기 때문에 중요한 부분만 다시 언급하자면, 기업의 Earnings는 임의적으로 조작(?)하기가 너무 용이합니다. 은행에서 차입하여 번 돈은 실제로 기업의 영업활동에서 창출된 수익이 아닌 부채임에도 Earnings의 증대로 이어지며, Capex의 지출은 기업의 미래를 위한 투자이지만 Earnings를 축소시킵니다.


따라서 기업의 미래 현금흐름인 FCF가 좋지 않은 상태임에도 단기적으로 증대된 Earnings가 PER를 과대평가하게 해주고, 이는 다시 PEGR의 과대평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역시 숫자의 함정이죠.


■ 결론


Valuation에 사용되는 지표를 하나씩 쓸 때마다 같은 결론을 얘기할 것 같지만, 결국 기업의 적정 주가를 구할 때에는 특정 가치평가 방법(PER과 PEGR와 같은)을 적용해서 정확히 얼마다라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투자할 기업을 분석하다가 동종 기업에 비해 당기순이익 창출 효과를 보고 싶으면 PER를 비교해보고, 성장률을 적용해보고 싶으면 PEGR를 적용해보고, FCF를 비교해보고 싶으면 FCF를 적용해 비교해가면서 주가의 타협점을 구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나중에 다룰 DCF Valuation이 이론적으로는 "기업의 적정주가는 얼마다"라고 말하기에 가장 적합한 방법이지만, 이는 그저 이론일 뿐 실무에서 DCF를 적용하긴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각각의 Valuation이 뜻하는 바와 한계점을 정확히 체크하고 기업에 대입해가면서 적정 주가를 구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는 것만이 올바른 가치평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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